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대학에서 독어독문을 전공 중인 학생입니다. 클라쎄 독일어 학원에서 '탄탄문법'과 '집중회화반' 이렇게 두 가지 수업을 들었고, 후기를 남깁니다. 처음 독일어를 배운 곳은 괴테 인스티튜트 였습니다. (괴테와 비교해보실 분은 한 번 읽어보세요.) 인터넷 강의로 독학하고 싶었지만 제 발음이 틀렸는지 확인해줄 사람이 없기도 했고, 대부분 학생들이 으레 괴테로 가듯이 저 또한 그곳에서 독일어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능숙한 원어민 선생님이라 하더라도 20명이 되는 학생들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맞춰준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약 4, 5개월 정도를 다녔지만 가장 늘지 않았던 건 회화였습니다. 매 연습마다 1, 2분 남짓의 짧은 시간 동안 성인 20명이 동시에 반을 돌아다니면서 회화를 하려다보니 분명 대다수는 제대로 이해조차 못하고 수업을 마치기 일쑤였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다닐 때는 선생님께서 회화연습 끝날 때마다 종을 몇 번이나 쳐야 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부분은 학생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겠지만, 저는 매일 반복되는 이런 순간들이 너무나 혼란스럽고 어지럽게만 느껴졌었습니다. 그외에도 매 과가 끝날 때마다 수도 없이 하던 보드게임이라든지.. 저처럼 내향적인 분들은 아마도 이런 방식으로 공부를 하다보면 쉽게 지치실 겁니다. 괴테는 확실히 학생이 외향적이지 않으면 수업 내의 활동들 자체가 버거워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전 이런 부분이 좀 강압적으로 느껴져서 더 거부감을 가졌던 듯 합니다. 그렇게 독일어에 두려움만 가득 생긴 상태로 괴테를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전공강의 또한 소수정예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요한 줄기만 파악하고 바로 넘어간다는 느낌이 강했구요. 그후 회화 이전에 기본 문법부터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고, 좀 다른 방식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새 독일어학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익히 유명한 몇 곳에 상담을 해봤지만 딱히 끌리는 면이 없었고 수업 기간이 너무 길어서 쳐질 것 같다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홈페이지부터 깔끔하고, 학원비나 선생님들의 약력이 명확하게 나와 있는 클라쎄 독일어학원을 발견했습니다. 전화 상담을 유미라 선생님께 했었는데, 제 부족한 부분을 바로 파악해주셨고 느낌이 좋아서 다니게 되었습니다. 탄탄문법은 B1로 가기 전에 기본 문법을 정리하는 반입니다. 자체교재인 점도 맘에 들었지만, 예문의 내용이 그동안 독일어 문제를 풀면서 접했던 것과 전혀 달랐습니다. 수필이나 소설 문장 같은 예문도 많았고, 여성을 단순히 부인이나 주부, 예쁜 존재 정도로 정의하는 게 아닌, 여성이 주체적인 느낌의 예문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같은 단어나 문법을 공부해도 좀더 인상적으로 기억에 오래 남고, 이해가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후에 학교 시험 공부하면서 헷갈리는 문법 생길 때마다 교재를 다시 펴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제 문제를 파악하기도 쉬웠고, 예를 들면 형용사 변화 같은 경우 왜 이게 이렇게 되는지를 외우라고 하시기보다는 눈에 띄는 규칙의 나열을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좀더 쉬웠습니다. 집중회화반은 A1.1부터 A2.2까지 이어지는 수업인데요. 처음엔 회화반이래서 '나는 문법이 아직 좀 부족한데 수업 때 한 마디도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회화연습을 하기에 앞서서 충분히 해당 문법을 여러 방식으로 다루기 때문에 수업을 듣다보니 자연스레 말이 나오더라구요. 가장 신기했던 건 절대 안 외워지던 문법들과 단어들, 숙어들이 오전 내내 수업을 듣고 오면 알아서 외워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건 집에 가서 복습하면서도 정말 신기하다고 느꼈던 건데, 왜 괴테나 학교 강의에선 안 되던 게 이 학원에서는 되는 건지 계속 생각해보니 우선 선생님들 발음이 정말 좋으셔서 계속 그 발음을 듣다보면 그 단어가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게 된다는 점이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괴테의 경우, 해당 교재를 바로 순서대로 풀어나가면서 가끔 좀 재밌거나 더 도움 될 것 같은 부분만 프린트를 받았었는데 클라쎄의 집중회화반의 경우는 가장 기초적인 내용의 프린트물들을 수차례 풀고 연습한 후에 교재로 들어가서 더 복잡한 문제를 풉니다. 그런 후에 파트너와 회화 연습을 하면 그동안 배운 내용이 딱딱 맞아떨어지면서 정리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후기로만 읽으면 그 차이가 그렇게 커보이진 않겠지만, 저는 이 수업 방식이 저한테 너무 잘 맞아서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번갈아 들어오셔서 더 재밌고,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정원이 많지 않아서 오히려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고 회화 연습할 때도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시간만 맞으신다면 집중회화반은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직 어디서 독일어를 시작할지, 아니면 더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할 지 고민이시면 꼭 상담을 추천합니다! 분명 제가 느꼈던 부분을 다른 분들도 똑같이 느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원 자체도 휴게실도 정말 넓고 쾌적하고, 공부하다 지치면 준비된 간식도 챙겨 먹고, 공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으니 공부에 집중도 잘 됩니다. 여러 방면에서 만족할 수 있는 학원이니 꼭 상담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