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숙선생님, 유미라선생님! 오랫만에 제 소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예리입니다. 메일은 훨씬 전에 남겨주셨는데, 연락은 많이 늦게 드렸네요. 보내주시자마자 확인했었는데, 요즘 제 나름 정신이 없어서 이제나마 글을 남깁니다. 올해 2월에 졸업하고 나서 참 걱정도 많고 탈도 많은 취업 준비기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이력서도 몇십군데는 넣고, 자신감 있게 회사에 직접 연락을 취하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마음먹고 구직활동을 했었는데.. 결과가 썩 좋지 못하더라고요. 면접도 한 군데 못봤어요. 그러다 졸업 후에 생활비를 끊고 독립하겠다는 계약이 효력이 발생해서(..) 중단기 알바를 급히 구하고 생활비를 충당하여 지냈었습니다. 한 두 달 정도 지나, 동네에서 편의점 일이라도 하나 구하려고 하니 가뜩이나 취업이 안되어서 서러운데 알바도 구직난은 마찬가지더라고요. 이대로는 작은 알바자리 하나도 못구하겠다 싶어서 큰 마음을 먹고 4월 말에 서울로 올라와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신림 동네도 알바난이 있는건 똑같아서, 결국 선릉의 어느 편의점에까지 출퇴근을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일을 시작한지 약 2주차의 어느날, 근무중에 폰에 갑자기 면접 안내라는 내용의 메일이 뜨더라고요. 혹시나 스팸이 아닐까(...)하는 걱정을 안고 메일을 열어보니 정말 어느 회사에서 온 메일이었습니다. 일정을 알려주며 면접을 보러 오라는 내용을 읽고, 며칠 뒤 저는 정말 그 회사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환경도 쾌적하고 사무실도 넓어 참 좋아보이더라고요. 회사원 수가 많지 않아 유대관계가 있어보였고, 무엇보다도 이유 없는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곳, 복지가 잘 되어있는 곳 같아 마음이 많이 갔습니다. 사장님과 면접을 보고 나서 바로 부장님과, 대리님과 2차 면접도 보았어요. 긴장을 어찌나 했는지 집에 오자마자 몸이 흐물흐물 녹아내리더라구요.. ㅋㅋ 면접을 보고 난 바로 그 다음주 월요일, 편의점 출근을 시작한지 약 3주가 되어가던 시점에 저는 가게 매입으로 인해 알바자리마저 잃게 됩니다....(ㅠㅠ) 실직자가 된 바로 그 날, 몸도 장염이 도져서 병원에 다녀온 뒤 집에서 골골대고 있던 찰나, 낮에 메일이 한 통 오더라고요. 회사에서요. 그리고 저는 그곳의 신입사원이 되어 지금 약 3주째 출근하고 있습니다 :D(훈훈한 결말 기대하셨죠!) 어쩌다 보니 제 근황을 아주 상세하게 적었네요. ^^; (제 나름) 늦은 나이에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지만 결국 풀릴 일은 잘 풀리게 되는가보다 싶어요. 어쨌든 저는 요즘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개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선생님들께 강의를 들었던게 벌써 4년 전이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네요.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 그동안 선생님들과 함께 몇년간 함께 지내오면서, 수업과 관련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나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어서 항상 좋은 소식이 생기면 알려드리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도 이렇게 적게 되었네요 ㅎㅎ 알려주셨던 주옥같은 지식들, 팁들 모두 머릿속에 간직하면서 독일어를 열심히 배워왔었는데.. 갑자기 되게 아련한 기분이 들어요. 완전 처음부터 독일어를 배우고 있었던 저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주시고, 기틀을 확실히 잡아주신 덕분에 독일에 가서도, 다녀오고 난 지금에도 독일어 실력이 무너지지 않고 자리를 잘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배울때는 실수도 많이 하고, 틀린 문제도 종종 있었는데.. 나태하게 배우려고 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되게 바보같네요.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그럴 시간에 그냥 한번만 더 열중하면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을텐데.. 싶어서요.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고 앞으로 주어진 시간동안 더 독일어와 친숙하게 지내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워나가려고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전해주신 독일어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정성, 제가 전해 받아서 앞으로도 꾸준히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언제 저녁에 한 번 놀러갈게요! 엄청난 사랑을 담아서 예리 올림. p.s: Pause 시간에 찾아뵈면 될까요? 혹은 날짜를 먼저 정하고 뵙는게 더 나을까요?